메인메뉴

본문 바로가기

서브메뉴바로가기

알림마당

겨레말 현장

홈 > 알림마당 > 겨레말 현장

목록보기 인쇄

겨레말 현장 게시판 뷰
제목 [연합뉴스] 방언과 해외교포 어휘도 담은 '온 겨레말' 사전 지향
글쓴이 겨레말 작성일 2009.10.09

2009년 10월 8일 [연합뉴스]에 보도된 내용.

바로가기

 

          방언과 해외교포 어휘도 담은 '온 겨레말' 사전 지향


한글날을 앞두고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는 세종대왕 동상이 새로 들어서는 가운데 서울 마포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무실에서는 4년 뒤 이맘 때를 기약하며 사상 최초로 남북 공동의 한글 사전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조용히 진행중이다.

겨레말큰사전 공동 편찬위원회(상임위원장 고은)는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전에 어떤 단어를 올릴 지 어휘 조사와 함께 '올림말 선정' 작업을 했으며 올해부터 구체적인 뜻풀이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까지 음식의 가짓수를 정한 것이라면 이제 본격적으로 요리를 해야 하는 시기로 2012년까지 연간 약 8만개의 어휘를 남북이 공동으로 뜻풀이 해 2013년 32만∼40만개의 단어를 담은 사전을 펴낼 계획이다.

남측은 지금 'ㄱ'으로 시작하는 어휘, 북측은 'ㄴ'으로 시작하는 어휘에 대해 각각 뜻풀이를 하는 분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각각의 뜻풀이를 서로 교환해 검토하고 그렇게 합의한 뜻풀이를 사전에 올리기 때문에 서로 최소 3단계의 조율을 거치고, 상대방에 안을 내놓기 전에 여러 차례 자체 검토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보통 사전을 만들 때보다 3, 4배의 품이 들어간다고 한다.

남북이 뜻 하나 하나에 합의해야 하기 때문에, 똑같은 단어임에도 의미와 뉘앙스가 다른 것들이 주 논의 대상이 된다.

가령 남한의 '오징어'가 북한에선 '낙지'를 가리키고, 남한의 '낙지'가 북한에선 '오징어'를 가리키는 것처럼 남북에서 적확히 반대로 쓰이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남한에서 쓰는 '서명하다, 사인(sign)하다'라는 말을 '수표하다'라는 말만 쓰는 북측에서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이 역시 구분해 줘야 한다.

남북은 서로 다르게 쓰이는 말 뿐 아니라 기존 사전에 올라 있지 않는 지역 방언과 조선족, 고려인, 미주교포들의 어휘를 싣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남측에서 준비중인 방언으론 예컨대 경상북도에서 민들레를 지칭하는 방언인 '다신어메정줄게', 전라남도에서 아주 밉살스럽게 짓궂은 태도를 일컫는 '간풀다' 등이 있다.

'간풀다'의 경우 표준어와 마찬가지로 발음 정보와 용례, 활용, 비슷한 말과 반대말까지 자세히 제공된다. 편찬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간된 방언사전도 이렇게 자세히 풀어 준 경우가 없다.

기존 사전에선 가령 '여수'하면 '여우의 방언'이라고만 돼 있지 음운론적 이형태인 '여시'나 똑같은 뜻의 방언인 '여꽹이,' '여꽝이'같은 붙임정보를 제시한 경우가 없다.

1999년 발간된 표준국어대사전이 서울에서 쓰는 `표준말' 중심으로 집필됐다면 겨레말큰사전은 온겨레의 말을 포괄한다는 취지에서 방언에도 규범어와 동등한 자격을 부여한 셈이다.

겨레말큰사전은 또 3년간의 현지 조사를 거쳐 조선족, 고려인들의 어휘 2천개를 수록하고 미주교포 구술자료를 검토중이며 여력이 되면 재일교포들의 단어까지 올리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명실상부하게 남북을 아우르면서 700만 해외 교포 단어까지 포괄하는 한민족의 사전으로 자리잡게 하겠다는 것.

겨레말큰사전 관계자는 8일 "통일을 지향하는 겨레말큰사전은 현재 남북간 실제 언어차가 의사소통을 못할 만큼 크지는 않지만, 앞으로 단어의 의미나 형태 부분의 차이가 더 크게 갈라져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기 전에 언어를 통합한다는 의의를 지닌다"고 말했다.

남북간 대표적인 비정치 분야 교류사업인 겨레말큰사전 편찬은 지난 2007년 4월 여야 의원 240여명의 찬성으로 통과된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에 따라 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지난해부터 북한에 지급하는 사업비가 현금에서 현물로 바뀌었고, 그나마 지난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엔 현물조차 북한에 지급되지 않고 있다.

남측 편찬위는 당초 지난달말 개최하려다 정부의 방북 제한으로 연기됐던 남북간 분기별 회의를 이달말 개최하는 것을 다시 추진중이지만 정부의 방북 승인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편찬위는 또 내달 10일엔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학계, 언론, 문화예술 분야 인사들을 대상으로 중간 보고회도 가질 방침이다.

겨레말큰사전 관계자는 "북측 학자들이 제주에 와서 실제로 제주 방언을 겪으며 우리말의 다채로움을 느껴봐야 하고 우리도 백두산에 가서 회의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역시 당국간 관계가 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

목록보기
이전글
[경향신문] ‘겨레말 사전’ 편찬사업 4년만에 위기
다음글
[연합뉴스] 남북, 겨레말큰사전 본격 집필 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