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본문 바로가기

서브메뉴바로가기

알림마당

겨레말 현장

홈 > 알림마당 > 겨레말 현장

목록보기 인쇄

겨레말 현장 게시판 뷰
제목 [한국일보] 칼럼/ 겨레말큰사전
글쓴이 겨레말 작성일 2010.10.19

2010년 10월 6일 [한국신문]에 보도된 내용.

바로가기

 
 
 
[지평선/10월 6일] 겨레말큰사전
 
 
이계성 논설위원 wkslee@hk.co.kr  

분단 60년에 남북 언어의 이질화가 심해져 가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다. '일남이는 고기를 잡느라고 물참봉이 된 바지를 억이 막혀 내려다 보았다.' 북한의 중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이 문장은 '일남이는 고기를 잡느라고 물에 흠뻑 젖은 바지를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내려다 보았다'는 뜻이다. 북한 소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는 이처럼 전문가의 번역이 있어야 뜻을 알 수 있는 문장이 많다. 낙지를 오징어라고 하거나 불종(화재경보기) 다리매(각선미) 말밥(구설수) 뜨거국(수제비) 등과 같이 사물을 다르게 지칭하는 예도 무수하다.

■ 자모 배열, 사이시옷 사용, 두음법칙, 외래어표기법 등 어문규정도 많이 다르다. 남한에서 ㅇ은 ㅅ과 ㅈ 사이에 위치하지만 북한은 ㅎ 뒤에 ㄲ ㄸ ㅃ ㅆ ㅉ 등 쌍자음을 배열하고 맨 끝에 ㅇ이 온다. 1966년에 시작된 북한의 '문화어 운동'이 남북 언어 이질화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 한자어나 외래어 등을 한글 고유어나 새로운 풀이말로 바꿔 5만여 개의 생소한 단어를 만들어 냈다. 남한에서도 산업화와 세계화의 여파로 외래어와 신조어가 무수히 생겨났다. 특히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은 북한주민들에게 생소한 신조어 양산의 환경이 됐다.

■ '겨레말 큰 사전' 편찬 남북공동사업은 남북 언어 이질화의 심각성에 대한 위기감의 산물이다. 1989년 고 문익환 목사의 방북에까지 연원이 거슬러 올라가지만 2000년 6ㆍ15공동선언 이후 남북 언어학자들의 꾸준한 교류가 바탕이 됐다. 2005년 2월 금강산에서 남북공동편찬위원회를 결성한 이후 분기마다 정례 편찬회의가 열려 지난해까지 20차 회의까지 진행됐다. 남북한의 기존 어휘에서 선별한 25만개, 새 어휘 10만개 등 총 35만개의 어휘가 수록된 사전을 2013년까지 편찬하는 것이 목표인데, 현재 작업 진도가 50%를 넘어섰다.

■ 한글창제 이래 대사건이라고도 불리는 이 사업이 중단 위기에 처했다. 남북교류추진협의회가 올 예산 30억원 중 기관운영비 16억5,000만원만 승인하고 집필사업비와 북측 편찬사업비 보조 등 나머지 사업비 승인을 미룬 탓이다.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남북교류협력 중단이 직접 요인이겠지만 국정원 등의 부정적 인식도 작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념과 체제를 떠나 한민족의 귀중한 문화자산이 될 겨레말 사전 편찬이 소아병적인 편견으로 중단돼서는 안 된다. 통일세를 이야기하면서 진정한 통일의 출발점인 언어통일을 막는 것은 위선이다.

목록보기
이전글
[경향신문] 사설/ 이제 '언어의 통일' 까지 막을 셈인가
다음글
[YTN] 고은 시인, "겨레말큰사전 사업 무산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