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겨레말큰사전’ 편찬 중단 위기… 정부 갑작스럽게 예산삭감 2010.10.05

2010년 10월 4일 [경향신문]에 보도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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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말큰사전’ 편찬 중단 위기… 정부 갑작스럽게 예산삭감

ㆍ천안함 이후 논의마저 중단
ㆍ고은 이사장 “언어통일” 호소

2013년 발간을 목표로 추진해온 남북공동 ‘겨레말큰사전’ 편찬 작업이 정부의 지원금 삭감으로 중단 위기에 처했다고 4일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가 밝혔다.

‘겨레말큰사전’은 분단 이후 남북의 국어학자들이 공동으로 편찬하는 첫 사전으로 분단으로 인해 남북에서 달라진 말 뜻을 조사하고 새로운 뜻풀이를 집대성하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 이를 통해 남북 언어의 이질화를 극복하고 통일 이후 언어생활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추진해온 사업이다. 2005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현재 50% 정도 작업을 마친 상태다.

고은 편찬사업회 이사장
편찬사업회 이사장인 고은 시인은 이날 호소문을 내고 “편찬사업비를 지원받지 못해 50% 공정을 넘긴 사전편찬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며 “연구용역자들이 편찬사업에서 손을 떼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07년 관련 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매년 30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받아온 편찬사업회는 올해도 30억원을 지원받기로 통일부 기금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됐으나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에서 16억5000만원만 지원키로 해 나머지 13억7000만원은 지원받지 못한 상태다.

편찬사업회 관계자는 “현 정부의 ‘겨레말큰사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천안함 사태 발생 등으로 편찬사업비 지원 논의마저 중단된 상황”이라며 “지역어 조사 사업비 지원 중단으로 각 지역에 거주하는 현지 전문가를 통한 어휘 조사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까지 분기별로 해왔던 남북 공동회의는 물론 실무접촉도 올해는 이뤄지지 않아 2013년 집필을 완료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고은 시인은 “독일 분단 당시 동서독이 힘을 합쳐 <괴테사전>을 만들었고, 중국과 대만은 <양안사전>을 만들어 말의 길을 열어가면서 통일의 순간을 기다렸다”며 “‘겨레말큰사전’은 남북교류협력사업 중에서도 비정치분야에서 가장 차분하게 성과를 쌓아온 학술사업으로 민족문화의 원형이자 통일 후 사회통합의 가장 큰 모태가 될 ‘언어 통일’을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고은 시인은 이어 “여야가 힘을 합쳐 법으로 정하고 매년 국회에서 예산을 배정해온 사업을 교추협 등에서 임의로 재단하고 무산시키는 것은 심히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교추협에서 유관 부처들과 의사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현재의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16억원이 적정하다고 판단해 지원금 규모를 줄인 것”이라며 “구체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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