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정재도 / 한말글 연구회 회장
引張 : (다듬은 말로) 당김
引張力 : (다듬은 말로) 당김힘
이라고 올렸다. 일본말을 일본한자말로 만든 것이다. ‘다듬은 말’로 할 것이 아니라 있는 ‘당기다’로 ‘당김’, ‘당김힘’이라고 하면 그만인 것을……. 그러나 그나마 ‘당김’, ‘당김힘’이라고 하라고 했지, ‘인장’, ‘인장력’이라고 하라고는 하지 않았고, (물론, ‘引張’이라는 한자말은 없다.) 그냥 ‘당김’과 ‘당김대, 당김선, 당김 세기, ……’ 등 섞임말 16개를 만들어 그것이 <표>에도 실려 있다.
그런데, <표>에서 허깨비 ‘引張’을 만들어 그것에다가 <조>에 있는 ‘당김’의 풀이를 옮기고, 그 ‘引張’에 ‘引張强度, 引張材, 引張鐵筋’ 들을 만들어 보탰다.
<조>는 ‘引張’이라는 이상한 것을 올려 놓았으나 쓰지 않고 우리말 ‘당김’을 내세웠는데, <표>는 거꾸로 없는 ‘引張’을 만들어서 한자말이라고 내세워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支拂’의 ‘拂’에는 먼지를 ‘떤다’라는 뜻은 있어도, 돈을 ‘치른다’라는 뜻은 없다. 그런데 일본말로는 먼지를 ‘떨다’도 ‘하라우’, 돈을 ‘치르다’도 ‘하라우’다. 그러므로 소리가 같아서 ‘拂’을 ‘치르다’에도 쓴다. 우리는 ‘떨다’를 ‘치르다’라고 하지 않는다. ‘拂’을 ‘치르다’에는 쓸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支拂’을 쓰면 잘못이다. 중국에서도 ‘치르다’를 ‘즈푸(支付)’라 하고, 소리가 같아도 ‘즈푸(支拂)’라고 하지 않는다.
우리 나라에서는 일본말 ‘支拂’을 1980년대에 법제처에서 ‘지급(支給)’으로 다듬어서 지금 그렇게들 쓰고 있다. 그런데 <표>는 ‘支拂’도 <조>에 있는 그대로 쓰고 있으며, 더 확대하여, 그 섞임말도 여태 있던 ‘지불거절증서’, ‘지불보증, 지불수형, ……’들 13개, 새로 만든 ‘지불거절, 지불계획, 지불금, 지불기, ……’들 19개를 써도 되는 것처럼 다 싣고 있다.
사전이나 말을 이렇게까지 망친다면 나라와 겨레의 체면과 문화는 어찌 되는 것인가.
우리말이 있는 것은 한자말로 바꾸지 말고, 우리말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은 한자로 나타내지 말아야 한다.
<표>의 다음 한자말은 우리에게는 없어도 되므로 지워 없애야 한다.
牛角(쇠뿔), 羽角(뿔털), 雨脚(빗발), 牛角灸(쇠뿔뜸), 羽幹(깃대),
雨季(장마철), 牛骨(쇠뼈), 牛骨油(쇠뼈기름), 牛藿(소미역),
羽冠(도가머리), 禹韭(겨우살이 풀), 右弓(오른살), 尤極(더욱),
尤隙(말다툼), 牛筋(쇠심), 羽根(깃뿌리), 藕根(연뿌리),
牛筋木(박달나무), 牛筋菜(심나물), 雨期(장마철), 偶鰭(짝지느머리)
(‘우가’와 ‘우기’ 사이에 있는 말들이다.)
| 정재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