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인터뷰를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2009년에 (주)낱말 어휘정보처리연구소에서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을 펴냈는데요. 먼저 연구소와 사전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주)낱말 어휘정보처리연구소는 기초 어휘를 연구하는 곳으로 사전 편찬과 어휘력 측정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 <반의어사전>, <방언 사전> 등의 사전을 편찬했습니다. 유의어 대사전을 편찬하면서 연구한 난이도를 바탕으로 독서능력 측정평가, 어휘력 측정평가, 컴퓨터 적응검사 등의 평가 서비스도 같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은 시소러스 사전으로 외국에서는 그 종류가 매우 많고 보편화 되어있어 어휘 공부할 때 필수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1987년 김광해 교수(서울대 국어교육과)가 펴낸 <유의어ㆍ반의어 사전>이 최초이자 유일한 사전이었습니다. 이 사전을 기초로하여 수집 가능한 유의어 어휘를 모두 수집하여 대사전으로 이름을 붙여 지금의 <넓은 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이 나왔습니다.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은 2005년 작고하신 김광해 교수(서울대 국어교육학과)의 책을 기초로 하여 편찬되었다고 하셨는데요. 김광해 선생님에 대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작고하신 김광해 교수는 저희 친형인데요. 김광해 교수는 언어학자이자 서울대 국어교육학과 교수였습니다. 형님은 우리나라에 유의어 어휘 연구가 잘 되어 있지 않은 것에 문제의식을 느껴 7년 정도의 연구 끝에 1987년에 <유의어ㆍ반의어 사전>을 펴냈습니다. 그때 제가 연구실로 찾아갈 때면 낱말카드를 하나하나 만들어 대학원생들과 어휘 연구 작업을 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본래 김광해 교수는 <유의어ㆍ반의어 사전> 편찬 이후 본격적인 유의어대사전을 만들고 싶어했으나, 매우 큰일이라서 선뜻 시작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형님께 유의어사전 이야기를 듣고 그의 일을 도와 어휘 난이도 분류작업을 시작하게 된 게 지금의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 편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대표 이사님은 김광해 선생님 생전에 형님을 도와 일을 함께 하셨는데요. 안타깝게도 김광해 선생님이 2005년에 작고 하셨고, 그 후에야 사전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은 대표이사님께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김광해 선생님이 생전에 하신 유의어 수집과 연구를 통해 지금의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비록 형님은 이 책의 구체적인 모습은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지만, 김광해 교수는 이 사전의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형님의 유업을 받아서 이 이일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게도 이미 사전 편찬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물 흐르듯이 흘러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 편찬까지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점에서 감회가 남다릅니다.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은 김광해 선생님의 첫 연구로부터 20여 년 만에 나온 사전인데요. 20여 년 동안 정부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추진한 대규모 프로젝트였습니다. 어려움이 매우 컸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처음부터 정부의 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여 자체적인 힘으로 편찬했습니다. 편찬과정에서의 어려움도 많았지만 편찬되어 판매되고 있는 요즘이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요즘 종이 사전을 만드는 출판사의 규모가 축소되거나 없어지고 있는 추세인데요. 이처럼 사전을 만드는 일만으로는 회사 유지가 힘이 든 것이 사실입니다. 더욱이 사전 편찬은 기초 연구다보니 책이 만들어져도 판매가 잘 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인터넷과 전자사전의 영향도 커서 더욱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 사전을 편찬하는 동안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말씀하신 대로 사전의 완성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서울대 국어교육과 민현식 교수(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 소장)와 현재 어휘정보처리연구소 소장을 맡고 계신 심재기 선생님(서울대 명예교수)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은 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와 공동으로 편찬하였습니다. 김광해 교수가 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 소장을 맡았을 당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으며, 민현식 교수가 표제어 선정 문제 등의 사전의 큰 틀을 잡는데 함께 해주셨습니다.
또한 심재기 선생님은 형님의 빈자리를 대신하여 사전에 들어갈 어휘 하나하나를 검토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두분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유의어 대사전>은 일반 사전과 다른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의 의미라고 할까요? 특히 우리 언어 사용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표준국어대사전> 같은 일반적인 사전을 ‘정규사전’이라고 하고, <유의어 대사전>을 ‘활용사전’이라고 합니다. 정규사전은 그 단어의 뜻을 모를 때 찾는 사전이고, 활용사전은 뜻은 알고 있지만 다른 뜻으로 표현하고 싶을 때 찾아보는 사전입니다.
그러므로 이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은 동일한 표현의 단조로움을 피하고 다채로운 글을 쓰고자하는 작가나 기자들, 식상한 표현의 틀에서 벗어나 더 좋은 표현을 하고자하는 번역가, 수준에 맞는 어휘를 적절하게 선택하여 교육에 활용하고자하는 선생님들, 정확하고 풍부한 우리말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이나 외국인들에게 두루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전입니다.
특히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은 유의어 사전 중 국내 최대 규모의 10만여 개의 표제어로 총 7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표제어는 1차 유의어와 2차 유의어의 형태로 확장되어 한눈에 다양한 유의어를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1차 유의어와 2차 유의어는 어떤 기준에 의해 구분되어 있으며,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의 다른 특징으로는 또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말씀하신 대로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의 표제어는 1차 유의어와 2차 유의어로 구분하여 구성되어 있습니다.
1차 유의어는 표제어의 유의어로, 잠정적 의미의 모든 유의어들 중에서 방언이나 구(句) 등을 제외하고 난이도가 1~5등급에 해당하는 말들을 등재했습니다. 어휘 난이도는 김광해 교수의 ‘한국어의 등급별 총 어휘 선정에 관한 연구에 기초한 어휘 등급(2001)’에 의해 나누었으며, 1등급에 가까울수록 기초어휘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차 유의어는 1차 유의어 각각에 해당하는 유의어입니다. 즉 1차 유의어가 2차 유의어의 표제어 구실을 하는 형태입니다. 2차 유의어의 확장은 표제어의 유의어망을 한눈에 불 수 있을 뿐 아니라, 어휘가 가진 다양한 의미까지도 예측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2차 유의어 목록에는 해당 어휘의 비슷한말, 구(句), 구어(舊語), 낮춤말, 높임말, 반대말, 방언, 본말, 북한어, 비속어, 순화어, 어린이말, 외래어, 원말, 은어, 음역어, 준말, 참고어 등도 같이 묶어 제시해 주었습니다.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에는 10만여 개의 표제어를 중심으로 1차 유의어 28만여 개, 2차 유의어 200만여 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표제어를 중심으로 단어의 의미 상관관계를 넓게 확장한 의미망 사전인 것도 이 사전만의 특징입니다.
2009년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 편찬 이후 2010년에는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중사전>과 <초등학생·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유의어 사전> 등이 편찬되었는데요. 현재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과 관련된 보완 작업이나 그 외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2009년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에 이어 2010년에는 <넓은풀이 우리말 유의어 대사전>을 활용하여 유의어 중사전, 방언사전, 반대어 사전 등의 5권의 사전이 편찬되었습니다. 현재는 <의성어ㆍ의태어 사전> 작업 중으로 올해 안에 곧 출판될 예정입니다.
그 밖에도 자연현상과 관련된 어휘, 정서와 관련된 어휘 등의 갈래 사전 성격의 유의어 사전을 계속 편찬할 계획입니다. 또한 현재 유의어 사전의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서비스 하고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 반의어사전과 비슷한말 반대말 사전 등의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하여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끝으로 긴 시간동안 사전 편찬을 해오신분으로서 <겨레말큰사전>에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정규사전인 <겨레말큰사전> 편찬에 대해서는 전문적으로 알지 못해 조심스럽습니다만, 사전 편찬 시 디지털화를 염두에 두고 작업하시면 나중에 활용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꾸준한 노력으로 겨레말큰사전도 잘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