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한국어진흥원은 한국어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들의 국어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해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원장님이 출범부터 계속 KBS한국어진흥원을 이끌어오고 계신데 KBS한국어진흥원이 출범하게 된 배경과 취지는 무엇인가요? 또 어떤 사업들을 하고 계신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난 1983년 KBS는 전국 200여 명의 아나운서와 이숭녕, 허웅, 이응백, 강신항, 김석득, 박갑수, 이현복, 유만근 선생 등의 국어, 언어학자가 참여하여 ‘KBS한국어연구회’를 만들었고 이후 24년간 ‘KBS한국어연구회’는 국어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방송 언어에 대한 교육 사업을 해왔습니다.
2004년부터는 팀제 시행과 동시에 ‘KBS한국어팀’을 조직하여 ‘KBS한국어 능력시험’을 실시하면서 위기의 한국어를 살리고 한국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 역할을 해내기 위해 2007년 11월 ‘KBS한국어진흥원’을 발족하였습니다.
KBS한국어진흥원은 크게 ‘KBS한국어능력시험’과 ‘한국어 관련 출판물 발간’, ‘청소년 및 다문화가정 교육’, ‘프로그램 제작’ 등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글주관 행사를 주관하고 있으며, 올해도 문화관광체육부와 논의하여 한글주관 행사를 한글 단체들과 함께 추진할 계획입니다.
다문화가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요즘 지방자치단체와 여러 단체들이 ‘다문화가정’ 한국어 교육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KBS한국어진흥원은 방송국이니까 뭔가 다른 다문화가정 한국어 교육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근로자의 한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IPTV를 통해 ‘다문화사회를 위한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방송은 베트남 여성을 위해 ‘한국어교육 프로그램’과 ‘KBS방송을 베트남어 자막, 베트남 방송을 한국어 자막으로 3종류로 제작하여 방송됩니다.
현재 ‘다문화사회를 위한 방송’은 재정상의 이유로 현재 다른 언어는 제작하지 못하고, 베트남어 프로그램을 제작·운영하고 있어 매우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한글을 쉽게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작했는데요. 국립국어원과 함께 ‘다문화가정 미취학 아동을 위한 한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TV유치원에 방영하고 있습니다.
다문화가정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한국어 교육을 위해서도 노력을 많이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KBS한국어 교실, 찾아가는 바른 우리말 선생님도 그렇고요. 특별히 청소년의 한국어 교육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는지요.
한국어 교육은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실 겁니다. 그 중에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우리말을 가르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것입니다. 사실 방송국에서 교육을 한다는 자체가 이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표준어 교육 등 한국어를 지키고 가꿔야 될 마지막 보루가 방송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송국에서도 한국어 정체성 함양을 위해 선도적으로 교육을 해야하고, 그 대상은 성인부터 청소년, 외국인까지도 다 포함해야 합니다.
특히 청소년들의 언어 문제는 통신언어를 포함하여 외국어, 외래어, 축약어 등 언어의 오·남용이 심해지고, 욕이 난무한 게 청소년 언어의 현실입니다. 현재 방송에서의 언어, 개그맨들의 유행어 등은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므로 방송을 통해 청소년 교육도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의 바른 언어 교육을 위해 작년부터 ‘찾아가는 바른 우리말 선생님’이란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중·고등학교 100곳을 선정하여 KBS아나운서들이 직접 가서 청소년의 바른 언어를 쓰도록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진행하기 위해 현재 학교를 선정하고 있으며, 6월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아나운서가 직접 학교를 찾아가면 학생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강의는 청소년의 올바른 언어생활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되며, 욕설이나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고 바르고 고운 우리말을 살려 사용할 것을 학생들과 약속합니다.
그 밖에 표준어와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KBS한국어교실’(방과후 학교)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나운서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등의 국어능력을 향상하고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어린이 아나운서 캠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언어 개선과 방송, 신문, 인터넷 언어 개선, 청소년 언어 개선, 일반 언어 개선 등의 활동을 하는 대학생 ‘아름다운 우리말 가꿈이’를 현재 2기까지 모집하여 운영하고 있는데요. 공공기관 언어 개선이란 말이 생소한데요. ‘우리말 가꿈이’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2010년부터 시작한 ‘아름다운 우리말 가꿈이’는 올해 벌써 3기 모집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3기 모집부터는 한글문화연대와 진행하려고 준비 중인데요. 매년 ‘우리말 가꿈이’는 전국의 대학들을 모집하여 1년 단위로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2기가 200명 정도가 공공언어 바르게 쓰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말 가꿈이’가 되면 우선 세미나와 우리말 가꿈이 캠프 등의 교육을 받은 후에 공공기관 언어, 방송언어, 누리집의 오염된 우리말을 순화하는 일을 담당하게 됩니다.
주로 정부기관의 공문서, 광고물, 현수막, 안내 표지판 등의 정부관련 언어 중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교정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방송과 신문 인터넷 언어 개선 등 실제로 잘못된 부분을 공공기관에 알리거나 게시판 등에 올려 수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시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를 한글 단체들과 함께 외래어, 신조어 등을 순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데이케어센터-치매노인보호시설, 스크린도어-안전문, 이면도로-뒷길, 준용하천-지방관리하천, 유어행위-낚시, 변제하다-갚다, 턴키발주-일괄발주 등으로 순화하여 ‘공공언어 바르게 쓰는 활동’을 전개 할 예정입니다.
요즘 한류의 영향으로 외국인들도 한국어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해외동포나 외국인들을 위한 교재나 프로그램 등이 개발되어 있는지요?
한국어도 국가 경쟁력의 동력이고 충분히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외국인들을 위한 음악으로 만드는 한국어>, <일로 배우는 한국어> 등의 프로그램을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3개 국어 자막으로 제작 보급하였습니다. 또한 어떻게 하면 외국인들이 우리말을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있으며, 외국인들을 위한 영상교재를 만들어서 보급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KBS한국어능력시험’ 같은 ‘외국인들을 위한 시험’도 시행할 계획입니다. 회화 위주의 생활 한국어 시험을 만들어서 외국인들이 응시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우리말 겨루기> 같은 외국인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표준한국어발음대사전>도 실무 편찬하시고, 한국어 관련 많은 책들을 발간하셨는데요. 《겨레말큰사전》편찬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남북의 언어가 더 이상 이질감이 생기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겨레말큰사전》편찬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방송에서도 참고할 수 있게 또 겨레의 말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겨레말큰사전》 편찬을 잘 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