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수록될 올림말을 검토하다 보면 전문 영역을 설정하거나 확정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 이유는 일반어와 전문어를 가르는 기준이 사전마다 다르고, 전문 영역을 설정하는 기준도 사전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명절이 다가오면 텔레비전에서나 가끔씩 민속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평상시에는 우리 주변에서 민속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민속놀이 중에서 ‘널뛰기’를 사전에서 한번 찾아보자.《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에 실린 ‘널뛰기’의 뜻풀이를 보이면 아래와 같다.
위와 같이 두 사전의 ‘널뛰기’ 뜻풀이를 살펴보면 전문 영역 설정이 다를 뿐만 아니라, 뜻풀이에도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위의 뜻풀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의문점이 생긴다.
가. ‘널뛰기’는 《민속》전문어인가? 《체육》전문어인가?
나. 남과 북의 뜻풀이의 차이점을 적절하게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널뛰기’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민속놀이’라는 점에 핵심을 두어 전문 영역과 뜻풀이를 제시하였으며, 《조선말대사전》에서는 ‘경기’라는 점에 핵심을 두어 뜻풀이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조선말대사전》에서는 엇바꾸어뛰기, 재주뛰기, 창작뛰기와 같이 널뛰기 경기 종목을 《체육》전문어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널뛰기’를 단순한 민속놀이가 아닌 운동 경기로 제시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각각의 사전에서 다르게 제시되고 있는 ‘널뛰기’의 뜻풀이는 대략 다음과 같이 고칠 수 있을 것이다.
♦ 고친 뜻풀이
널뛰기 [널ː뛰기] [명]
① 《민속》 긴 널의 가운데를 괴어놓고 양쪽 끝에 한 사람씩 올라서서 번갈아 뛰어오르는 놀이.
우리 나라 고유의 놀이로 주로 음력 정월이나 단오, 추석 때 여자들이 한다.
② 《체육》 널을 뛰면서 정해진 동작을 하여 그 완성도 등을 겨루는 경기.
위와 같은 방식으로 남북의 차이를 아울러 뜻풀이하면 남과 북의 언중들의 실제적인 사용을 반영한 사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민속경기는 널뛰기뿐만 아니라 씨름, 그네뛰기, 활쏘기, 줄다리기 등이 있다. 이들 민속경기에 대해서도 남북의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남과 북의 언중들이 《겨레말큰사전》에서 단어를 찾아볼 때, 의아해하는 부분이 없이 서로의 문화적 차이점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뜻풀이를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