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박동근 / 대진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흉내말의 발달은 한국어의 대표적인 어휘적 특징 중에 하나이다. 흉내말은 하나의 형태가 자모음 교체나 반복 등의 방법으로 미묘한 말맛의 차이를 가지면서 다양한 관련어들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한국어에서 흉내말이 발달하는 기초가 된다. 흉내말이 갖는 자모음 교체나 반복 등의 특징은 우리가 흉내말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생동감 있고 풍부한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사전편찬자의 입장에서 모든 흉내말의 관련어들을 뜻이 중복되지 않으면서도 체계적으로 풀이하는 것은 매우 곤혹스러운 일이다.
반작: 작은 빛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모양. ‘반짝’보다 여린 느낌을 준다.
반짝: 작은 빛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모양.
빤짝: 작은 빛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모양. ‘반짝’보다 센 느낌을 준다.
이에, 앞선 사전들은 관련어들 간의 체계적인 뜻풀이를 위해 다양한 뜻풀이 방식을 고민하였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흉내말의 관련어를 처리하는 데 뜻풀이의 체계성을 특히 중요시하였는데, ‘반작’, ‘반짝’, ‘빤짝’처럼 자음 교체에 따른 말맛의 차이는 뜻풀이에 포함하지 않고 부가적인 정보로 구별하였다.
잘각: ‘잘가닥’의 준말.
잘가닥: 작고 단단한 물체가 조금 가볍게 맞부딪치는 소리. 또는 그 모양.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본말>과 <준말>의 뜻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있다. ‘잘각’과 ‘잘가닥’의 경우 ‘잘가닥’에만 뜻풀이를 하고 ‘잘각’은 ‘잘가닥’의 준말임을 표시하는 것으로 뜻풀이를 대신하였다. 이는 ‘잘각’과 ‘잘가닥’을 동의어로 처리한 셈이다. 하지만 ‘형태가 다르면 의미가 다르다’는 도상성의 기본 원리를 굳이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음성상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흉내말은 하나하나의 음운이 갖는 미묘한 차이를 어떻게든 뜻풀이에 반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
자모 교체에 의한 말맛의 차이는 대개 흉내말이 모방하는 대상의 고유한 속성이나 모방한 소리 또는 모양의 양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뜻풀이에 이러한 차이를 잘 반영해야 한다.
반작: 작고 여린 빛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반짝: 작은 빛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빤짝: 작고 센 빛이 아주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일반 어휘가 <준말>과 <본말>의 관계를 가질 때 동의어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흉내말의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다른 소리나 모양을 모방한 것으로 보아야 하며 뜻풀이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
잘각: 작고 단단한 물체가 조금 가볍게 맞부딪치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을 나타내는 말.
잘가닥: 작고 단단한 물체가 조금 걸리는 듯 가볍게 맞부딪치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을 나타내는 말.
흉내말의 관련어들이 갖는 미묘한 말맛의 차이를 잘 잡아내어 체계적으로 풀이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정순기·리기원(1984)에서 지적했듯이 너무 격식에 맞추어 기계적으로 해석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즉 흉내말의 체계적인 뜻풀이를 고려하되 인위적인 뜻풀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전편찬자는 무엇보다 언어 현실에서 쓰이고 있는 개별 흉내말의 사용 양상을 정확히 분석하고 그를 바탕으로 뜻풀이를 해야 한다.
| 박동근 |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대진대학교 교양연구원 교수로 ≪겨레말큰사전≫의 흉내말 뜻풀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