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말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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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권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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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2.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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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888
‘도담도담’ 자라는 어린이
권혜진 겨레말큰사전 선임편찬원
5월은 5월 5일 어린이날, 5월 8일 어버이날, 5월 21일 부부의 날 등 가족이 함께하는 특별한 날들이 많이 있어 ‘가정의 달’이라고도 한다. 최근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어, 올 5월에는 필자도 오랜만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이번 어린이날은 100주년을 맞아 특별한 의미가 더해졌고, 이를 축하하는 각종 행사와 공연 등도 많았다. 그래서 어린이와 관련된 우리말을 몇 가지 소개해 보고자 한다.
도담도담 자란 아이는 이제 또래와 다름없이 말을 잘하게 됐지만……《구병모: 아가미》
팔을 어깨 위로 쳐들고 나비잠을 자던 갓난아기가 얼굴을 심하게 구기며 울기 시작했다.
《박완서: 꿈엔들 잊힐리야》
아기 사진이었다. 한창 투레질을 배워 안고 눈을 맞추면 옹알이를 하다가도 벌린 입새로 투루루 소리를 내던 그 무렵의 아기.
《박현경: 모치코 케이트를 산 것은 네 잘못이 아니다》
도담도담은 ‘어린아이가 탈 없이 잘 놀며 자라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다. 우리 동네에는 영유아기 아이들을 대상으로 장난감을 대여해 주는 곳이 있는데, 그 대여점의 이름이 ‘도담도담 장난감월드’이다. 아이들이 잘 자라나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이름이라, 나도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그곳을 자주 이용하고는 했다. 아이들도 새로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싶어지면 “엄마, 도담도담에 가자.”라고 먼저 말할 때가 많았다. 어감과 뜻이 좋은 우리말을 딱 들어맞게 사용해서 장소의 목적과 의미도 살리면서 예쁘게 잘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나비잠은 ‘날개를 편 나비 모양으로 어린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을 이르는 말이다. 올해 일곱 살이 된 딸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잠투정 없이 잠이 잘 드는 순한 아이였다. 곤히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볼 때면 늘 팔을 위로 올린 채로 자고 있었다. 나는 팔이 아플까 걱정되어 가만가만 팔을 내려 주고는 했는데 아이는 몸을 뒤척이며 다시 원래의 나비 모양 자세로 돌아가고는 했다. 요즘도 가끔 자는 모습을 살펴보는데 여전히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자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 수면 습관이 그대로인 듯해서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며 나 혼자 웃고는 한다.
투레질은 ‘주로 젖먹이가 다문 입술 사이로 바람을 내보내 푸르르 또는 투루루 하는 소리를 내는 일’이라는 뜻이다.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아들 녀석도 돌마낫적에1) 입술을 떨며 푸르르 소리를 내는 장난을 자주 했었다. 그럴 때면 옆에서 지켜보던 친정엄마가 “내일 비가 오려나.” 혹은 “건우야, 자꾸 그러면 비오니까 그만해라.”라는 말씀을 하셨다. 어른들이 ‘투레질’을 하는 아이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는 정확한 연유까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비슷한 행동을 말이나 당나귀도 자주 하는데 이것 또한 투레질이라고 한다.2)

아이들이 아니면 웃을 일이 없다
아이들이 있으면 즐거워 웃을 일이 생긴다는 뜻이다. 내가 최근에 가장 크게 웃었던 일도 역시 아이들 때문이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끝말잇기 놀이를 해볼까 한다. 아이들과 함께 웃고 즐기는 가운데 재미있게 우리말을 배우고 자연스럽게 익힐 수도 있어서 우리 가족의 ‘최애’ 놀이이다. 특히 5월이, 가족들과의 행복한 시간이 많았던 날들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1) ‘돌마낫적’은 ‘첫돌이 될락 말락 한 때’라는 뜻이다.
2) ‘투레질’에는 ‘말이나 당나귀, 노새 등이 코로 숨을 급히 내쉬며 푸르르 또는 투루루 하는 소리를 내는 일’이라는 뜻도 있다. 아래와 같은 용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l 말은 아예 주인을 떨어뜨리려는 듯 투레질을 하며 다시 힘차게 뒷발로 엉덩이를 크게 들썩였다.《김진명: 살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