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말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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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오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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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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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1,881
달고나, 뽑기, 그리고 쪽자
오창윤 겨레말큰사전 선임편찬원
2021년 9월,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기억하시나요? 주인공인 성기훈(이정재 분)은 우산 모양 틀로 찍어낸 달고나 뒷면을 혀로 핥아서 조각을 떼어내어 죽음의 게임에서 벗어나는 장면이 있는데요. 이 장면을 보고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어렸을 때 추억을 떠올렸을 것 같아요. 달고나 놀이가 국내외에서 다시 인기를 누리는 걸 보면 말입니다. 어릴 적 집에서 달고나를 만들다가 국자를 태웠던 일도 생각납니다.
부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저는, 동네 구멍가게 앞에서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연탄불 위에 국자를 올려놓고 설탕을 녹이기 위해 젓가락을 휘휘 저었습니다. 설탕이 어느 정도 녹으면 소다 가루를 넣고 천천히 저어가며 설탕이 부풀게 했어요. 우리 동네에서는 이것을 쪽자라고 불렀습니다. 대학생이 되고 서울에 와서야 이것이 서울에서는 달고나 혹은 뽑기로 불린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겨레말 말뭉치1)에서 달고나, 뽑기, 그리고 쪽자가 어떻게 쓰이는지 그 용례를 살펴보았습니다.
나는 달고나 대신 집에서 혼자 호떡을 만들어 먹었다.
《박형준: 저녁의 무늬》
달고나도 맛있게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철환: 반성문》
노인은 잠시 개를 바라보고 다시 뽑기 만드는 손길을 놀렸다. 《서영은: 사막을 건너는 법》
“어머니께선 뭘 하시지?” … “집에서 가게를 하세요. 과자랑 라면이랑 뽑기랑 파는….”
《박완서: 꿈을 찍는 사진사》
초등학생들이 앉는 낮은 의자에 어색하게 앉아있으니까 아줌마는 쪽자에 설탕을 듬뿍 넣고 가스불 위에 올리곤 말했다. 《김하기: 미귀》
그녀는 빙어를 쪽자로 건져서 초고추장 단지에 집어넣었다. 《김하기: 폭설》
위의 용례들을 보면 ‘달고나’와 ‘뽑기’는 대체로 “국자에 설탕을 올려 녹여 먹는 과자”란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쪽자’는 ‘국자’와 같은 의미로 쓰인 용례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겨레말큰사전》의 지역어 정보를 살펴보니 ‘쪽자’는 ‘국자’의 경남지역 방언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국자’의 의미로 쓰이면서 ‘그것을 이용해 만들어 먹는 과자’의 의미까지 확장되어 쓰이게 된 거죠.
우리 동네에서는 다른 지역과 달리 왜 ‘달고나’를 ‘쪽자’라고 불렀는지, 왜 군것질거리의 이름으로 그것을 만드는 도구의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친구들이 ‘쪽자’라고 불렀기 때문에 저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부르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이 글을 쓰면서 더 찾아보니 다른 지역에서는 ‘달고나’를 띠기, 포또, 하치, 떼기빵 등으로도 부른다고 합니다.
교문 앞에서 있는 커다란 나무 밑에 설탕을 녹여 오뚜기 모양의 모양틀로 찍어주는 띠기 장수 둘레로 아이들이 모여있다. 《은희경: 새의 선물》
야바위꾼의 리어카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포또과자 대신, 우동과 라면, 탁주와 어묵이 실려 있었다.
《조두진: 아름다운 날들》
1) 《겨레말큰사전》 편찬을 위해 남, 북, 중국, 러시아 지역의 문헌을 데이터화한 전산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