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말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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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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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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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1,513
땅벌과 따벌
글 이윤경 겨레말큰사전 책임편찬원

해마다 추석 때가 되면 벌초나 성묘를 하다가 벌에 쏘이는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말벌이나 땅벌의 집은 덤불 속이나 땅속에 있으므로 눈에 띄지 않아 건드리기도 쉽고, 벌집 근처를 지나갈 때 진동이 생기는데 이를 감지한 벌들이 흥분하여 공격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말벌이나 땅벌이라고 부르는 곤충은 분류학에서 벌목(-目)의 말벌과(--科)에 속하는 무리를 이르는 말이다. 벌목은 나비목, 파리목 등과 함께 곤충의 주요 목(目)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미’도 벌목에 속한다. ‘말-’은 ‘큰’의 뜻을 더하는 말이며 ‘말벌’은 ‘큰 벌’이라는 의미이다. 말벌과 중에서 가장 작은 ‘땅벌’은 몸길이가 암컷이 1.6cm, 일벌이 1.2cm 정도이고 가장 큰 ‘장수말벌(將帥--)’은 몸길이가 5cm에 이른다.
‘땅벌’은 말 그대로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종류인데 덩치가 꿀벌보다 약간 큰 정도로 다른 말벌과 벌에 비하여 매우 작다. 벌은 무리를 이루며 사회생활을 하는 곤충이어서 벌집을 잘못 건드리면 수백 마리의 벌에게 집단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조선말대사전》1)에서는 ‘따-’를 일부 명사 앞에 붙어 ‘땅’의 뜻을 더하는 접사로 등재하고 있다. 아래는 《조선말대사전》에 실린 접사 ‘따-’의 뜻풀이와 그 예이다.
따- [앞] (일부 명사적인 말뿌리에 붙어) 《땅》의 뜻. ∥ ~벌. ~꽃.
사전 |
올림말 (표제어) |
뜻풀이 |
표준국어대사전 |
땅벌 |
①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벌. ≒토봉(土蜂). |
② 말벌과의 벌. (중략) 검은색이고 등 쪽에 각각 누런색을 띤 백색의 얼룩 무늬와 줄무늬가 있다. 애벌레는 식용하며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 땅말벌, 바더리.(vespula flaviceps lewisi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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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샘 |
따벌 |
‘땅벌’의 북한어. |
조선말대사전 |
땅벌 |
=따벌. |
따벌 |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벌의 한가지. (중략) 여러종의 풍덩이새끼벌레에 붙어산다. 풍덩이새끼벌레를 땅속에 만든 특수한 방에 끌어들여 거기에다 알을 쓴다. 알에서 까나온 따벌의 새끼벌레는 풍덩이새끼벌레를 영양물로 취하면서 자란다.(=)토벌1 ②. 땅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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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국어대사전 |
땅벌 |
①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벌의 총칭. ② =먹조롱박벌. |
우리말큰사전 |
땅벌 |
①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벌을 통틀어 일컬음. <한>토봉01. ② =땅말벌. ③ =검정조롱박벌. |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땅벌 |
①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벌을 통틀어 이르는 말. ② 말벌과에 속한 벌. (중략) 검은색이고 등 쪽에 각각 누런색을 띤 백색의 얼룩무늬와 줄무늬가 있다. 애벌레는 식용하며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데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학명은 Vespula flaviceps lewisii이다. |
따벌 |
‘땅벌’의 북한어. |
남북의 사전을 보면 ‘땅벌’이나 ‘따벌’의 기본적인 의미는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벌’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곤충 분류학에 따라 자세히 살펴보면 남측 사전의 ‘땅벌’과 북측 사전의 ‘따벌’이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3)
표준국어대사전 |
조선말대사전 |
배벌5) |
긴배따벌 |
애배벌 |
애기긴따벌 |
황띠배벌(黃---) |
누런띠따벌6) |
⊙ '땅벌'의 남측 용례 · 시골에 산 사람치고 이 땅벌에게 안 당해 본 사람은 없다. … 이 벌은 사람이 벌집을 건드린 후 움직이고 뛰는 사람은 끝까지 쫓아간다.《김용택: 섬진강 이야기》 · 아버지는 모자라는 뽕을 따러 아들 친구 건호네로 갔다. 뽕을 따다가 땅벌에 쏘였다고 했다.《공선옥: 나비》 · 땅벌은 벌 가운데서 독이 무섭기로 소문난 벌이다.《송기숙: 당제》 | |
⊙ '땅벌'과 '따벌'의 북측 용례 ■ 땅벌 · 장덕산에 갔다가 땅벌한테 쏘인 철수는 눈두덩이 퉁퉁 부어올라 며칠 동안 학교에도 가지 못한 일이 있었다.《아버지의 마치》 · 상봉의 어진 심장에 땅벌의 침과 같은 그의 질문이 가차없이 연방 들여박혔다.《밑거름》 ■ 따벌 · 성철은 옷을 활활 벗어던지고 런닝그바람으로 일을 하고있었다. 땀이 목살이며 잔등으로 줄줄 흘러내리는것도 솔쐐기며 따벌이 악스레 쏘는것도 아랑곳 않고 수풀속에 몸을 푹 잠그고 낫을 와짝 후려나간다.《행복의 방아》 · 따벌은 립춘이의 뒤에서 끌려오는 염소한테로 날아가 이마빡을 콕 쏘아주었습니다.《꽃정을 찾은 아이》 |
지금까지 사전과 용례 등에서 ‘땅벌’과 ‘따벌’의 의미를 확인하였다. 사전 편찬자는 앞으로 남북의 말을 아우르는 사전을 편찬할 때 이와 같은 차이를 잘 드러낼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남북이 다시 교류하는 때가 와 남북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남과 북이 언어생활에서 서로 다른 점이 무엇인지 잘 파악함으로써 서로 오해 없이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겨레말큰사전》에서는 ‘땅벌’과 ‘따벌’의 풀이를 대략 아래와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땅벌
①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벌. [같은말] 토봉(土蜂).
② 몸은 검은색이고 등 쪽에 각각 누런색을 띤 흰색의 얼 룩무늬와 줄무늬가 있는 벌. 수컷은 암컷보다 털이 더 빽빽
하며 더듬이가 길다. 땅속에서 사는데 애벌레는 먹을 수 있다. [같은말] 바더리. 땅말벌.
③ =따벌.
따벌
꽃가루와 꿀을 먹고 땅속의 풍뎅이 애벌레에 알을 낳는 벌. 몸의 색깔은 주로 검은데 약간 재색이 돌며 날개는 어두운 밤색이다. 머리가슴보다 배가 길다. 땅속에 방을 만든 뒤 풍뎅이류의 애벌레를 넣고 흙을 덮는데 알에서 나온 애벌레는 풍뎅이 애벌레를 먹고 자란다. [같은말] 땅벌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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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말대사전》의 뜻풀이는 2017년에 발행된 사전을 중심으로 하였다.
2) ‘따꽃’은 ‘채송화(菜松花)’의 다른 이름이다.
3) 《조선대백과사전》의 ‘따벌’ 학명은 ‘Scoliidae’이다. 이는 《표준국어대사전》의 ‘배벌(과)’ 학명과 같은 것이다.
4) 국립공원공단 생물종 정보 참조(https://terms.naver.com/list. naver?categoryId=59604)
5)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배벌과’로 등재되어 있다. ‘배벌과’의 ‘배벌’은 국가생물종 지식정보와 두산백과 분류를 참조하였다.
6)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는 북측 사전을 토대로 남측의 동물명이 풀이되어 있다. 《우리말샘》에 실린 ‘누런띠따벌’은 남측의 분류학상 종류인 ‘황띠배벌(黃---)’의 북한어로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