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말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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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신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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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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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 684
[칼럼1] 남북 전문용어 사전 현황과 통합 방향
남북 전문용어 사전
통합 관리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1)
글 신중진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오늘날 남북 관계가 단절을 넘어 적대시됨에 따라 관련 성과도 극도로 냉각되었다. 그러나 시야를 넓혀보면 분단 이후 70여 년 동안 남북의 언어 이질화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면서 남북의 언어를 비교 통합하는 성과들이 이어졌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문용어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 남북 전문용어와 관련한 연구들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속적으로 수행되었다. 대표적으로 국립국어원의 연구 사업이 꾸준하였고, 2022년에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도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남북 도로 분야 전문용어 사전 편찬을 위한 협약을 진행한 바가 있다.
통일을 대비한 남북 전문용어 사전
이와 같이 다양한 분야의 남북 전문용어들이 해당 기관과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하나둘 모이고 있다. 이제부터 우리는 이러한 성과물들을 잘 보관하고 향후 통일에 대비한 작업들로 연결시켜야 한다. 그러나 가장 최근에 진행된 몇몇의 성과물을 살펴보면 각각의 사업 주체에 따라 서로 다른 형식의 성과물들이 도출되고 있다. 남북 전문용어 관련 연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작업은 그 기본 대상인 남한 전문용어와 북한 전문용어를 표준 절차에 따라 수집 관리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본 자료들을 집대성하여 통일을 대비한 전문용어 사전 편찬의 토대로 삼아야 한다.
남북 전문용어 비교와 통합 성과
우선 정부 소속 기관에서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남북 전문용어 관련 사업들의 성과물을 살펴 보자.
<표> 분야별 남북한 전문용어 관련 사업(2015년 이후)

그동안 남북 전문용어 구축 사업은 정부 주도로 진행되었다. <표>는 2015년 이후 진행된 남북 전문용어 관련 성과들이다.2) 이 성과들은 용어집, 자료집, 사전 등의 이름으로 발표되었는데 그 이름만큼이나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는 포괄적인 관점에서 모두 사전으로 보는데 이 사전들은 표제항의 구성 정보 등을 기준으로 ‘병렬 구성, 뜻풀이 포함 구성, 백과사전식 구성’으 로 유형화할 수 있다.
진전된 방향의 구성인 백과사전식 구성은 《남북법률용어 비교자료집》에서 볼 수 있다. 이 사전에서는 남한의 법률용어에 대응하는 북한의 법률용어를 제시하고 각각에 대해 백과사전식 기술을 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해당 용어가 사용되는 남한과 북한의 법률 조문을 모두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 편의성이 돋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 전문용어 사전들은 그 한계점들을 드러내고 있는데 첫째, 뜻풀이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둘째, 뜻풀이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 셋째, 전문 분야 분류가 혼재되어 있다. 넷째, 용어집 편찬 목적과 사용자 설정이 명확하지 않다. 다섯째, 편찬 관련 ‘일러두기’가 대부분 없다. 여섯째, 각각의 방법론으로 제작되어 통합된 남북 전문용어집 구축이 어렵다.
남북 전문용어 통합 사전 편찬 방향
향후 진행될 남북 분야별 전문용어 사전 구축은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통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제 남북 전문용어 사전 구축 통합 관리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그 지침은 <ISO 15188:2001>에서 제시하고 있는 절차적 방법론을 참고하여 마련할 필요가 있다. <ISO 15188:2001>은 전문용어 표준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관리하기 위한 지침이다. 이들 규범에서 제시된 Preparation(준비) → Design(설계) → Implementation(실행) → Review, evaluation and verification(평가, 검토)를 변형하여 남북 전문용어 사전 구축 지침은 ‘준비→ 계획 → 실행 → 유지·관리’의 단계를 설정할 수 있다.
준비 단계는 다시 ①사전 준비와 ②연구진으로 세분된다. ①사전 준비에서는 첫째, 사업의 실행 목적과 그에 따른 목표를 명확히 설정한다. 전문용어 사전 편찬의 목적은 사전의 구성에 영향을 미친다. 둘째, 사업 성과물의 사용자를 분석하고 그들의 요구를 확인한다. 사용자를 분석하는 일은 전문 분야의 범위를 결정하는 근거로 사용되며, 전문용어 표제항을 구성하는 미시 정보 설정과도 관련이 된다. 사용자에 따라 요구하는 정보가 다를 수 있으므로 사전 준비 단계에서 그 요구를 확인하여 반영할 필요가 있다. ②연구진에서는 사업을 수행할 연구진을 구성하고 업무 분장을 진행한다. 사업을 수행할 연구진으로는 ‘사업 책임자, 전문 분야 전문가, 용어 학자, 실무 간사, DB 구축 전문가’ 등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DB 구축 전문가는 ‘전문용어 목록 관리, 서비스 방식 구현, 사후 DB 유지 관리’ 등의 역할을 맡는다.
계획 단계는 ①단계별 계획 및 일정 수립과 ②전문 분야의 범위 설정과 구분으로 나뉜다. 우선 ①단계별 계획 및 일정 수립에서는 사업의 거시적인 진행 단계를 설정한다. 사업 일정, 사업 목표별 단계, 기간 설정 등이 그것이며 나중에 사업 경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일자별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거시적 진행 단계를 설정하였다면 이에 따른 세부 계획을 설정해야 한다. 세부 작업들은 ‘DB 구축, 남북 전문용어 정비 방법론, 학문적 연구 분석’ 등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각 작업들에 대한 계획 또한 설정해야 한다. 특히 남북 전문용어 정비 방법론은 남북 전문용어집 구축에 직접적으로 관련되기 때문에 자료 수집에서부터 용어 추출, 목록 구성, 형식 정비 등의 계획을 세부 지침 등의 형식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②전문 분야의 범위 설정과 구분은 전문 분야 분류와 관련한 내용이다. 전문용어는 전문 분야를 구성하는 지식 체계이므로 분야의 분류는 지식 체계의 분류와 같다. 특히 남한의 전문 분야 분류법과 북한의 분류법은 동일하지 않으므로 계획 단계에서 미리 분야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으로 새로운 분야 분류를 도입할 수도 있으며, 기존에 사용되던 방식인 ‘학문분류표, 한국십진분류표, 국가과학기술 표준 분류체계’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 실행 단계는 계획 단계에서 수립한 내용을 실제로 실행하는 단계이다. 사업의 세부 목표에 따라 작업이 실시되며, 정기적인 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에서는 작업의 진척 사항 등을 연구진 간에 공유하며, 작업 진행의 애로 사항 및 참고 사항을 정리하고 해결한다.
마지막은 유지·보수의 단계이다. 이 단계는 그간 진행되어 온 전문용어 연구에서 소홀히 다루어졌다. 전문용어 역시 언어의 일부이므로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겪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전문용어의 개념과 형식이 변화하기도 하며, 전문 분야를 넘나들며 사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양상을 추적하고 기록하여 DB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언어의 변화를 추적하고 관찰하기 어렵듯이 전문용어 역시 그러하다. 여기서는 전문용어의 변화보다는 생성과 소멸에 초점을 두어 이 단계를 설정한다. 이 단계의 첫 번째는 ①전문용어 관리 자문단 구성이다. 이 자문단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정기적인 자문회의 개최이며, 또 다른 하나는 자문회의 개최로 심의된 전문용어를 추가하고 삭제하여 고지하는 일이다. 또한 소멸되거나 필요성이 없어진 용어를 선별하는 일 또한 진행한다. ②전문용어의 유지·보수에서는 전문용어 관리 자문단의 자문회의에서 심의할 전문용어를 수집하고 추출한다. 또한 새로 생성되거나 소멸된 세부 영역을 확인하여 기존 DB에서 확인한다.
지금까지 남북 전문용어 통합 사전 구축에 필요한 지침을 단계별로 소개해 보았다.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표준적인 절차이므로 다소 추상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제점은 개별 분야 전문용어 사업의 특수성에 맞게 조정하고 세부 절차 지침으로 이어져야 한다. 참고로 남북의 사정과 비슷한 점이 있는 중국과 대만이 《양안과기상용사전(兩岸科技常用詞典)》(2017)으로 양안 전문용어를 통합한 작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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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글은 2020년 《한국사전학》 35호에 실린 「남북 전문용어 연구를 위한 절차적 방법 연구」를 바탕으로 지금의 상황에 맞게 덧보태면서 간추린 것임을 밝힌다.
2) 코로나 창궐이 한창인 가운데 2021년도에는 《남북의료용어집》과 《남북감염학용어집》이 전문용어 비교와 통합을 위한 사전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신중진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저서로는 『개화기국어의 명사 어휘 연구』, 『이중모음』(공저) 등이 있으며, 논문은 「‘두드러기’의 형태사와 그 방언형 연구」, 「한국 근대 초기의 ‘洋’ 관련 서구문명 어휘에 대하여」, 「통시사전 기술 방향 연구」, 「율사본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의 국어학적 고찰」 등 어휘사나 남북 전문용어 및 고문헌 자료에 관한 70여 편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