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세종대왕의 업적을 알리고 한글 및 국학의 발전을 목표로 1956년 창립되었는데요. 역사가 깊은 만큼 사업회가 해온 일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기념사업회가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는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효시적인 일들을 많이 했습니다. 첫 번째로 세종대왕기념관을 건립하여 세종에 대한 업적과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효시로는 조선왕조실록 번역 작업을 사업회가 1968년에 제일 먼저 착수하여 450책 중 230책을 번역하였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에서 먼저 한줄 알고 있지만 그곳은 1972년에 시작했습니다. 고전 중에서 제일 자랑할 수 있는 것이 조선왕조실록인데 이런 고전 국역을 많이 했고, 큰 책들도 많이 펴냈습니다.
세 번째로는 1971년에 한글 기계 글자판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말과 문자가 제대로 구실을 하려면 속도가 중요한 것이므로 기계화, 정보화 사회에서 한글이 중요함을 알고 연구를 했죠. 그때는 타자기 연구가 없으므로, 타자기 기계화연구와 자판까지 연구했습니다. 그 이후 글자체 개발까지 왔습니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세종대왕기념관과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세종대왕에 관한 문헌과 유물을 보존하고 있는데요.세종대왕기념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의 하나의 주요 사업으로 기념관을 건립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념관은 1960년대에 건립하여 벌써 40년이 넘었습니다. 지금 50년 넘으면 문화재로 지정되는데, 건물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것이죠.
세종대왕기념관 1층 전시실은 일대기실, 한글진열실, 과학진열실, 국악진열실, 국악진열실 등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기념관 옥외 전시실에는 세종성왕기념탑, 수표석, 세종대왕 신도비 및 구 영릉 발굴 석물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기념관 건립 당시에 다른 박물관이나 기념관들은 유물이나 소장품 등을 전시하는데 그쳤지만, 우리 기념사업회는 기념관 2층에 연구실을 두어 세종대왕에 대한 연구 사업을 시작 했어요. 제일 먼저 세종대왕 전기하고 세종에 관계된 어록, 자료 등을 만들면서 세종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997년 세종탄신 600돌을 기해 65명 학자들과 함께 세종에 대한 문화사를 집대성하기도 했습니다.
세종대왕기념관 뿐만 아니라 부설기관으로 세종학술연구원, 한국학 연구원, 한국글꼴개발연구원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중 한국글꼴개발연구원은 주로 어떤 연구가 이루어지는지요. 개발한 서체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한국글꼴개발원에서는 글꼴 연구를 통해 한국글꼴용어사전, 글꼴현황보고서 등을 발간하고 있으며, 매년 글꼴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글꼴도 발굴하고 있습니다.
개발한 서체로는 교육용 본문 글자본부터 출발해 바탕체, 돋움체, 고딕체, 옛 문헌에 대한 글자본을 만들고, 그것을 컴퓨터용 서체로 개발도 했습니다. 또한 서예가 정주상 선생의 필기체를 비롯하여 서예 대가들의 서체들도 개발하였습니다.
세종대왕 관련 도서 및 조선왕조실록 등 고전국역서 간행, 국학자료 영인 등 꾸준한 연구를 통해 방대한 양의 책을 발간 하셨는데요. 그 중 한국고전용어사전 대사전(2001)은 어떤 사전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처음에 1권을 시작으로 5권으로 증보한 한국고전용어사전은 우리나라 문헌에서 나타난 한자 용어를 중심으로 해서 정리한 것이에요. 실제 우리 조상들이 쓰던 우리문헌에 나타난 한자 용어를 되도록 정확하게 출전을 밝히고 주석을 달아 놓은 것이 특징이에요. 이 한국고전용어사전은 일반 국어사전에 들어간 품사는 넣지 않았습니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를 오랫동안 이끌어 오셨는데요. 어떤 계기로 기념사업회 일을 맡게 되신 건지요. 또한 그동안 어려운 점도 많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어려운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 관계한지가 벌써 50년이 넘었고 회장직을 맡은지도 1991년부터니까 20년 정도 되었네요. 초창기부터 정부로부터 연구 사업비(국역 사업비) 이외의 운영비는 받은 적이 없어요. 우리나라는 문화 사업은 아직까지 하기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애로가 많죠. 저를 포함한 정년퇴임한 교수들이 무보수로 연구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고충이 많아요.
565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세종대왕기념사업회도 한글관련 행사로 바쁠 실 것 같은데요. 세종 글짓기 대회(36회)를 비롯하여 외국인 한글 글씨 쓰기 대회(12회), 한글 문화상품 아이디어 공모전(7회), 한글 글꼴디자인 공모전(19회) 등 매년 여러 행사를 개최하고 계신데요. 이번 한글날 관련 행사로 어떤 행사들이 개최되는지 소개해 주세요.
매년 한글날을 맞이하여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1976년부터 꾸준히 해온 <글짓기 대회>는 벌써 36회를 맞이했습니다. 아이들 <글짓기 대회>는 여러 곳에서 많이 하고 있지만, 저희처럼 꾸준히 개최되고 있는 곳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10월 6일에는 <외국인 글씨 쓰기 대회>가 개최되어, 연필로 외국인들이 글씨를 쓰는 행사가 있습니다. 그 밖에도 총900만원의 상금이 걸린 한글서체를 개발을 위한 <한글 글꼴디자인 공모전>과 한글을 활용하여 유형, 무형의 상품을 만들어 공모하는 <한글 문화상품 아이디어 공모전> 등이 시상과 함께 기념관에 전시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사업회를 오랫동안 이끄신 경험으로 겨레말큰사전 사업회에 조언 한 말씀도 부탁드립니다.
세종학 연구 단지를 만들어 세종대왕기념관 부속기관으로 세종학 연구관과 세종 문화 교육 사업을 해야겠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세종에 대한 사상연구를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하고, 세종의 모든 것을 알수 있는 세종 문화 대사전도 만들려고 합니다. 또한 한국고전용어사전도 현재 5책이지만 10책, 20책 정도로 증보하려고 합니다.
사전 편찬 작업이 참 어려운거죠. 독자를 생각 안할 수도 없고 그런데 우리나라 국어사전이 많이 나왔습니다. 국어사전이면 국어사전다운 사전이 되어야 하는데, 백과사전도 아니고 어떤 사전은 인명이 너무 많이 나와요. 이제는 사전다운 사전이 나와야합니다. 《겨레말큰사전》은 정말 국어사전다운 국어사전으로 편찬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