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F인쇄 지난호보기
메인으로

겨레말큰사전2013

<겨레말큰사전> 편찬 현황 및 편찬 계획

_ 한용운 / 겨레말큰사전 편찬실장

  2005년에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 편찬 사업’이 시작된 이래로, 2009년까지 남북의 사전 편찬가들은 정기적으로 1년에 4차례씩 회의를 개최했다. 이 기간에 남북의 사전편찬가들은 ‘올림말(표제어) 선정 지침’, ‘새어휘 조사 지침’, ‘집필 지침’, ‘정보화 지침’ 등 사전 편찬에 필요한 여러 기본적인 지침을 작성하여 합의하였다.
  2005년에 남북이 합의한 <겨레말큰사전> 올림말은 30만여 개였다. 그 이후 북측 올림말 분과에서 ‘남북이 최초로 함께 만드는 대사전’인 만큼 올림말 수를 8만 개 정도 더 늘리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남측 올림말 분과에서는 ‘2014년까지 편찬을 완료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여 3만 개 정도 늘어난 ‘33만 개 올림말을 수록하자’는 의견을 북측에 제안해 놓은 상황이다. 남측 올림말 분과에서 제안한 올림말 관련 내역은 <표1>과 같다.

<표1> <겨레말큰사전>의 올림말

구분 기존 어휘 새어휘 합계
표준어/문화어 지역어 남측 북측
올림말 수 210,000 20,000 60,000 40,000 330,000
  • 위 표에서 ‘기존 어휘’는 남측의 <표준국어대사전>(51만여 올림말 수록)과 북측의 <조선말대사전>(32만여 올림말 수록)에 수록된 어휘를 말함. 총 83만여 올림말에서 23만여 올림말을 선별하였음.
  • 위 표에서 ‘새어휘’는 위의 두 사전에 수록되지 않은 어휘를 가리키는 말로, 문헌에서 찾은 ‘미등재어’와 남북의 각 지역에서 실제 조사하여 찾은 ‘지역어’를 아우르는 말임.
  2009년도에는 선별된 올림말에 대한 집필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남북 편찬위원회에서는 남북이 각각 집필한 원고를 1년에 8만 개씩 합의하여 2012년까지 33만 개의 ‘제1차 합의 원고’를 작성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2009년 첫 해에는 남북 간의 ‘뜻풀이 어휘 차이’, ‘문체 차이’ 등으로 말미암아 3만 8천여 개 원고를 합의하는 데 그쳤다. 회의 기간을 더 늘리기도 하고, 회의 방식을 바꾸기도 하였지만 목표량을 달성하기에는 남북의 언어 차이가 적지 않았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것은 회의가 거듭될수록 원고 합의 시간이 짧아져 제3차 집필회의부터는 목표량을 거의 달성하였다는 점이다.

<표2> ‘제1차 남북 합의 원고’ 작성 현황(2009)

구분 목표 합의(’09년) 잔여 비고
기존 어휘 230,000 33,500 196,500  
새어휘 100,000 5,000 95,000  
330,000 38,500 291,500  
  • 2009년 1년 동안 3만 8천여 원고에 대해 남북이 합의하였음.
  • 앞으로 합의해야 할 원고는 29만여 개임.
  편찬 지침을 작성하였고, 올림말을 선정하였고, 이제 남은 것은 선별된 올림말에 대한 집필 작업이다. 3만 8천여 개 원고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으므로, 앞으로 29만여 개를 합의하면 ‘남북 제1차 합의 원고’가 완성된다. 그런데 아쉽게도 2010년부터 남북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남북 공동 편찬회의가 단 한 차례도 개최되지 못하였다.   <겨레말큰사전>은 남과 북이 함께 만드는 사전이다. 따라서 모든 편찬 작업을 남북이 분담하여 진행하고 있다. 2010년 이후 남북 회의가 개최되지 못한 3년 동안 남측 편찬사업회에서는 남측에서 맡은 분량을 1차로 완성하는 데에 주력했다. ‘올림말 재정비’, ‘남측 분량 1차 집필 완료’, ‘새어휘 조사 및 집필 1차 완료’, ‘원고 입력기 및 용례 검색기 개발 완료’, ‘1980년 이후의 현대 말뭉치 구축’ 등 그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일들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마무리해 왔다. 남북이 분담한 집필 분량 및 작업한 분량을 간략히 제시하면 <표3>과 같다.

<표3> 남북 집필 분량 및 작업 분량(2009~2012)

구분 목표 집필 잔여 비고
~‘09년 ‘10년 ‘11년 ‘12년
기존
어휘
115,000 61,100 28,300 34,400 200 124,000 0  
115,000 36,200 ? ? ? 36,200(?) 78,800(?)  
새어휘 60,000 7,500 700 29,500 19,000 56,700 3,300  
40,000 7,500 ? ? ? 7,500(?) 32,500(?)  
  • 회의가 개최되지 않은 3년(2010~2012) 동안 남측이 맡은 집필 분량을 1차 완성함. 그러나 북측 편찬실의 작업 분량은 확인할 수 없어 ‘?’로 처리하였음.
  • 남측 기존 어휘 집필 목표 115,000개 대비 ‘124,000’개 집필. 초과분 9,000개는 올림말 재심사 과정에서 삭제됨.
  2013년도에는 남북 공동회의가 재개되길 기대한다. 3년여 동안 교류가 없었기에 남측 편찬사업회에서는 북측 편찬가들의 근황과 편찬 작업 현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일의 성패는 ‘인력’과 ‘시간’에 달려 있다. 집을 짓다가 공사가 중단되면 ‘인력’ 교체가 있게 되고 ‘시간’도 더 필요하게 되어, 결국에는 추가 비용이 들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실한 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전도 이와 같다. ‘표기법’과 ‘전문어 선별’ 등 북측 편찬위원회와 합의해야 할 사항들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남과 북에서 각각 집필한 원고를 교차 검토하여 33만여 개에 이르는 ‘제1차 남북 합의 원고’를 작성하는 일이다.
  남북 겨레의 동질감 회복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남북 언어 차이를 줄이는 일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언어는 ‘소통’을 위해 존재하고, 소통은 언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2013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났고, 2월이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올해는 남북 대결 구도가 해소되어, 2010년 이전처럼 남북공동회의가 정기적으로 개최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