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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 돋보기

‘긴장하다’는 자동사 뿐일까?

_ 조재수 / 겨레말큰사전 편찬위원

   누구나 긴장할 때가 있고 긴장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긴장 상태가 오래가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긴장(緊張)’이라는 말이 국어사전에 올려진 것은 조선어 학회의 <큰사전>(1929~1947)부터였다. 그 뜻풀이를 “① 팽팽하게 켕김. ② 좨치는 느낌이 있음.”이라 하고 이어 ‘긴장하다’를 뜻풀이 없이 형용사로 보였다.
   조선총독부에서 조선어에 일본어로 뜻풀이하여 낸 <조선어사전>(1920)에나, 문세영1895~1952?) 저: <조선어사전>(1929~1938/1940)에는 ‘긴장’을 올리지 않았다. 1920년대 우리 소설 문장에 ‘긴장’과 그 파생어가 쓰인 보기 몇 개를 찾아 보았다. 오늘날의 쓰임새와 그리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필자 주| 아래 인용문 일부에 띄어쓰기를 적용했음.

긴장

*그는 얼이 빠진 사람처럼 (중략) 마치 취한이나 광인이 스스러운 사람과 대할 때에 특별한 주의와 긴장을 갖는 거와 같이 뿌연 눈을 똑바로 뜨고 서서 한 마디 한 마디씩 애를 써 분명한 어조로, ……. <염상섭: 표본실의 청개구리>(동아출판사. 1995/1921)
*한동안 엄숙한 긴장이 여기 있었다. 모두 같은 일을 기대하면서. 10분! 20분! 환자의 신상에는 아무 별증이 나타나지 않았다. <현진건: 할머니의 죽음>(창작과 비평사. 2005/1923)

긴장되다

*금방 주먹이 왔다갔다할 살풍경이 일어날 듯 날 듯한 긴장된 분위기에 싸였다. <송영: 늘어가는 무리>(동아출판사. 1995/1925)
*이미 잘 아는 바이거니와 한 초 전에 무거운 잠에 취하였던 사람이라고는 생각 안 되도록 긴장된다.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간수가 서넛 들어섰다. <김동인: 태형>(창작과 비평사. 2005/1923)

긴장하다

*평화와 안락과 춘정이 무르녹았던 방에는 긴장한 공포의 침묵이 흘렀다. <최서해: 큰물진 뒤>(어문각. 1996/1925)
*이렇게 강경히 주장은 하면서도, 마음은 차차 두근거려지고 신경은 극도로 긴장하여졌다. <염상섭: 만세전>(창작과 비평사. 2005/1922)
*지배인은 다만 들릴 듯 말 듯 한 한숨을 쉬어 긴장하였던 가슴을 내려앉히더니, “어제 저녁에 정희가 자네에게 갔든가(갔던가)?” 일복은 속으로 그렇지 그래, 그 까닭이지, 하면서도 … <나빈: 청춘>(어문각. 1996/1927)
   <큰사전> 이후에도 대부분의 사전들은 명사 ‘긴장(緊張)’에 뜻풀이를 보이고, ‘긴장하다’와 ‘긴장되다’는 뜻풀이 없이 자동사라는 형태만 보여 왔는데, <연세 한국어사전>(1998)과 <고려대 한국어대사전>(2009)에서 여느 올림말처럼 뜻풀이를 하고 용례를 보여 주표제어로 실었다. <큰사전>에 없던 ‘긴장되다’가 더해진 것은 북의 <조선말 사전>(1960~2)부터였으며, <큰사전>에 형용사로 매겼던 ‘긴장하다’를 모두 자동사로만 다루어 온다. 그렇다면 <큰사전>에서 ‘긴장하다’를 형용사로 매긴 것은 잘못이었을까?
   참고로, 남과 북의 사전 중에 가장 뜻갈래를 많이 보인 북의 <조선말대사전>(1992. 증보판 2006.)에서 ‘긴장’의 풀이를 인용해 본다.
긴장(緊張) [명] ① 팽팽하게 켕기는것. ∥힘살의 ~.

② 마음을 늦추지 않고 정신이나 힘을 바싹 가다듬는것. ∥ ~을 견지하다. ~이 풀리다. | 성과에 자만하여 긴장을 늦출 것이 아니라 계속 앞을 향하여 나아가야 한다.
③ 일을 순조롭게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바듯하게 되는것 또는 그러한 상태. ∥로력의 ~을 풀다.
④ 정세나 분위기가 무슨 일이 터질듯이 평온하지 않은것. ∥정세의 ~상태.
긴장하다 [동](자) 긴장되다 [동](자)

   모두 네 가지 뜻을 보였는데 ‘③’의 뜻갈래가 좀 색다르다. 역시 ‘긴장하다’와 ‘긴장되다’는 전날의 방식으로 뜻풀이를 생략하고 명사 풀이 뒤에 형태만 보였다. 남녘의 <표준국어대사전> 등에는 ‘긴장’에 세 가지 뜻을 보였다.
   ‘긴장하다/긴장되다’에 뜻풀이를 생략한 것은 어근 단어인 명사 ‘긴장’의 뜻에 기대어 짐작하게 한 것이다. 대부분의 국어사전이 명사나 어근 단어에 뜻풀이를 하고 그 파생어 특히 ‘~하다/되다’ 동사에는 일일이 반복적인(?) 뜻풀이를 하는 것을 번거로운 일로 생각했다. 사전의 부피(쪽수) 면에서도 경제적이지 못함이 작용한 것 같다. 또 뜻갈래가 하나 뿐인 많은 한자어 명사에서 그 ‘~하다/되다’ 동사의 뜻을 미루어 짐작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은 점도 고려되었을 법 하다.
   그러나 위에서 보듯, 뜻갈래가 둘 이상인 명사에서 그 ‘~하다/되다’ 파생어의 뜻을 일일이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낱말에는 어근 단어와 합성어, 파생어가 있는데 ‘~하다/되다’ 파생 동사는 그 말수(어휘)가 많다 하여 뜻풀이를 생략한 것은 편법일 뿐 정도(正道)는 아니었다. ‘~하다/되다’ 파생어에도 말의 뜻만이 아니고 용례를 보이거나 동의어 같은 관련어 등을 보일 필요도 있다. 뜻풀이 없이 용례나 관련어를 보이는 것도 온전치 못한 방법이다. 또 파생어의 뜻바탕이나 뜻갈래가 어근 단어와 꼭 일치하는 것도 아니며 그보다 줄거나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같은 어근에서 나온 단일어, 합성어, 파생어들은 각각 따로 서는 낱말이며 사전의 주된 올림말이다. 일부 파생어에 뜻풀이를 생략하는 것은 특히 ‘대사전’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한 편법을 ‘연세’, ‘고려대’ 사전에서 고치게 되었으며, <겨레말큰사전> 편찬에서도 ‘~하다/되다’ 등의 파생어를 주표제어로 삼아 뜻풀이해 올리기로 했다.
   오늘날 사전 편찬 자료(말뭉치)에서 볼 수 있는 ‘긴장’과 그 파생어의 인용례는 무척 많다. 북녘과 중국 연변 지역 동포의 글자료도 꽤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긴장’, ‘긴장하다’와 아직 사전에 올려지지 않은 ‘긴장히’의 인용례를 가려보면서 그 의미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필자 주| ‘긴장되다’는 줄이기로 함.
   <큰사전>은 ‘긴장’의 뜻풀이 표현을 “① 팽팽하게 켕김. ② 좨치는 느낌이 있음.”이라 했다. ‘켕기다’는 ‘무엇이 팽팽하게 되거나 무엇을 팽팽하게 하다’를, ‘좨치다’는 ‘죄어치다’의 준말로 ‘바싹 조이다’를 이르는 말이다. ‘켕기다’, ‘죄어치다’, ‘조이다’ 같은 말이 바로 ‘긴장하다’를 뜻풀이할 열쇠말 또는 핵심어임을 알 수 있다.
   어느 나라 말에서든 ‘여러 뜻을 지닌 낱말’(다의어)은 그 뜻갈래의 속성으로 보아 물리적, 심리적, 상황적 의미 등이 섞여 있다. ‘긴장’과 ‘긴장하다’도 그러한 여러 의미를 지니는 낱말의 하나이다.

긴장(緊張)’의 쓰임새와 의미

① [용례] *근육의 긴장. 몸의 긴장을 풀다. 몸의 긴장이 풀리다.
*팽팽하게 당겨진 낚싯줄의 긴장이 그대로 전해 드는 것 같았다. <박경철: 마음의 지도>
----- [의미] 물체가 켕기는 것. 팽팽해지거나 뻣뻣해지거나 탄탄해지는 것.
② [용례] *여러 날 겹치는 피로와 긴장 때문에 얼굴 모양들이 모두 말이 아니었다. <윤흥길: 장마>
*숨막히는 긴장 속에 소리가 날 것 같은 살기가 감돌고 있었다. <송기숙: 암태도>
*나는 아버지가 나가는 걸 보고서야 마음의 긴장이 풀어져 그 자리에 앉았다. <안수길: 새벽>
----- [의미] 마음이 조이거나 신경이 쓰이는 것.
③ [용례] *그러나 참을 수 없는 분노는 더 이상 긴장과 자제로써도 눌러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최인호: 깊고 푸른 밤>
*아, 학생들이 심지어 중학생까지두 십년 후에 보자면서 요새 여간 긴장과 열심들이 아니래잖아? <채만식: 민족의 죄인>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면 어느 벼랑으로 굴러 떨어질지 모르는, 언제나 아슬아슬한 운전수들의 세계다. <석윤기: 특수차 37호>(북. 1958)
*전선에서 긴장한 전투의 나날을 보내온 이들에게는 긴장을 푸는 휴식이 절실히 필요하였다. <김학철: 격정시대>(연변. 1999)
----- [의미] 마음을 다잡거나 가다듬는 것.
④ [용례]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송기숙: 녹두장군>
*이렇게 화제머리가 돌려지면서 방 안의 긴장도 차차로 풀려지는 것 같았다. <이근영: 농우>
*그의 모습이 나타남으로써 사무실은 아연 긴장이 고조되었다. <정종명: 우울한 희극>
*그 당시는 사회적인 긴장이 극도에 달해 있었는데, 누구도 그 사회적인 긴장의 실체를 보지 못하고 소문으로만 ‘듣고’ 있었다. <김원우: 짐승의 시간>
----- [의미] (분위기나 정세가) 무슨 일이 터질 듯한 상태.
⑤ [용례] *로력의 긴장을 풀다. <조선말대사전>(북. 1992)
----- 북의 <현대조선말사전>(1969)부터 풀이해 보인 뜻갈래로 “일을 순조롭게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바듯하게/빠듯하게 되는 것 또는 그러한 상태”라 했음. 간략히 말해서 ‘(여유가 없이) 빠듯함’을 이르는 말이다. 용례 ‘로력(勞力)의 긴장’은 여유가 없는 노동력 사정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로력의 긴장을 풀기 위해 학생들을 동원했다” 같이 쓰이는 말로 전해 들었다. [참고] 긴장하다[형]③.

   ‘긴장하다’의 쓰임새와 의미

   말뭉치의 인용문 자료를 검토한 결과 ‘긴장하다’는 자동사와 형용사 두 가지로 쓰였다. 자동사보다 오히려 형용사의 쓰임이 더 많았다(아래). 여기서 <큰사전>이 ‘긴장하다’를 형용사로 매긴 근거를 찾아 볼 수 있었다.
긴장하다^1 [緊張--] [자동사]

① [용례] *사람을 때리는 막대기는 활처럼 긴장하며 떨었다. <최인호: 지구인>
*온몸이 나사로 조이듯 긴장하는 건 빼도 박을 수 없는 위험의 한가운데 처해 있다는 긴장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박완서: 미망>
*두일은 치마 밑 초희의 허벅지가 긴장하는 걸 느낀다. 그는 슬며시 손을 옮기며 물었다. <한수산: 유민>
*사지의 근육은 긴장해 언제 이 자식이 덤비든지 단번에 떠다박질러 버리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유진오: 여직공>
----- [의미] 물체가 켕기다. 팽팽해지거나 뻣뻣해지거나 탄탄해지다.
② [용례] *긴장한 목소리, 태도, 표정.
*신부가 도대체 긴장하거나 떠는 법이 없었다. <최래옥: 맏딸과 함께 춤을>
*여럿은 먹기를 멈추고, 긴장하여 나의 대답을 기다렸다. <채만식: 민족의 죄인>
*입시란 역시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독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허춘희: 사춘기 고민>(연변. 2004)
*보통으로 생각하고 발성한 말이 아닐 것이란 짐작은 나를 긴장하게 했다. <이병주: 행복어 사전>
----- [의미] 마음을 조이거나 신경을 쓰다.

긴장하다^2 [緊張--] [형용사]

① [용례] *특수 공구를 늦추는 순간에 제 몸이 재가루(잿가루)가 될 이 위험한 위치에 선 림성백은 힘을 깡그리 모아 긴장하게 당기였기(당기었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맥이 진하여졌다. <로종익: 영원한 흐름>(북. 1978)
*별안간 종 소리를 듣는 국군과 백성들은 모두들 허리끈을 바짝 졸라매고 활과 창이며 대완구 채를 긴장하게 잡아서 제각기 제 임무를 맡은 제 자리에 들어선다. <박종화: 임진왜란>
*갑자기 쇠바줄(쇠밧줄)이 한껏 긴장해지고 양망기(揚網機)가 신음하는 듯 몸체를 들썩이더니 멈춰서 버렸다. <김은옥: 바다사람들>(북. 1996)
----- [의미] (물체가) 팽팽하거나 탄탄하다.
② [용례] *요시라는 말을 마치자 김응서의 귀에다 입을 바싹 대고 무어라 소근소근거린다. 김응서의 얼굴빛이 별안간 긴장하게 변한다. <박종화: 임진왜란>
*현실은 너무도 어렵다, 전기도 모자라고 땔감도 부족하고 식량 사정은 더욱 긴장하다. <현승남: 미래에 살자>(북. 2000)
*정세가 긴장하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다음날 뜻밖에도 저녁이 되기 전에 남편이 들어왔다. <박춘섭: 보금자리>(북. 1992)
----- [의미] (사정이나 표정이) 심각하다.
③ [용례] *우린 그처럼 긴장하게 잡았던 계획보다두 3일이나 더 앞당겼으니 얼마나 대단해요. <박사영: 첫번째 보고>(북. 1978)
*그런데 요즈음 벼겨(볏겨)가 좀 긴장하다니까. 여기 큰 정미소에서도 이전의 면목을 봐서 가져는 가라고 하지만 래일 새벽에 못 가져가면 그것도 없겠다오. <차룡순: 시대의 행운아?>(연변. 1981)
*집이 긴장하다 보니 부르는 것이 값이지. 그렇다구 급작스레 지을 수도 없구 <윤명철: 집흥정>(연변. 1989)
----- [의미] (여유가 없이) 빠듯하거나 귀하다.
④ [용례] *그 긴장한 사색과 탐구를 힘 자라는껏 지켜주기 위해서 온갖 대책과 성의를 다하고 있단 말이요(말이오). <양의선: 거대한 날개>(북. 1993)
*일을 짜고들어 긴장하게 했다면 늦어질가봐(늦어질까봐) 이처럼 분주탕을 피우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탁숙본: 출장길에>(북. 1979)
----- [의미] 골똘하거나 정성스럽다.
⑤ [용례] *그는 김 과장이 지금 돈이 몹시 긴장하다는 낌새를 알아채고 장사해서 번 돈이라면서 현금 3백 원을 단번에 꿔주는 것이였다(것이었다). <정덕교: 초소>(연변. 1983)
*기차가 지나가면 차굴 속으로 뛰여(뛰어) 들어 곡괭이와 정으로 암반을 까내야 하는 긴장하고 어려운 전투이다. <권장석: 우리는 자란다>(북. 1977)
*그런데 벼모(볏모) 심기가 한창 긴장한 때에 뜨락또르가 고장 났구나. <남주길: 푸른 언덕>(연변. 1983)
----- [의미] 다급하거나 긴박하거나 바쁘다.
⑥ [용례] *사람들은 씨름에 나선 선수들보다 더 긴장하게 마지막 판을 기다렸다. <림원춘: 짓밟힌 넋>(연변. 1988)
*봉호 앞에 모여온 아이들은 봉호의 얼굴을 긴장하게 지켜보았다. <김덕철: 열정의 나래>(북. 1975)
*방 안의 사람들은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며 긴장하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으나 광일은 오래도록 덤덤히 앉아 있었다. <백보흠: 터전>(북. 1986)
*춘추 장군은 초겨울의 싸늘한 바람을 받으면서 대궐에 들어서니 모두들 어제와는 다르게 {긴장해하고} 있다. <홍효민: 신라통일>
*식모는 무슨 잘못을 저지르기나 한 듯이 긴장해했다. “저, 저… 몰라요!” … <정형섭: 탈가>(연변. 2001)
----- [의미] 초조하거나 궁금하거나 불안하다.
⑦ [용례] *밤은 캄캄하여 지척이 보이지 않았다. 경호와 칠성녀는 긴장하게 주위를 살폈다. <리근전: 범바위>(연변. 1962)
*어느 때나 되였는지(되었는지) 나는 요란한 개 짖는 소리에 놀라 눈을 떴다. *에스키모인 어린이는 길길이 날치는 개들을 눌러앉히느라 서두르고 천동무는 어느새 뚫어놨는지 네모난 구멍으로 긴장하게 밖을 살피는 것이였다(것이었다). <리태학: 북극 갈매기>(연변. 1992)
----- [의미] (주로 ‘긴장하게’로 쓰여) 주의 깊거나 조심스럽다.

   ‘긴장히’의 쓰임새와 의미

   형용사 ‘긴장하다’와 마찬가지로 두 말의 쓰임새는 북녘과 중국에 사는 동포 작가들의 글자료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형용사 ‘긴장하다’와 ‘긴장히’는 지금까지 남녘의 국어사전, 북녘과 중국 지역 동포들의 조선말사전에 실리지 않았다.
긴장히[緊張-] [부사]

① [용례] *머리를 떨구고 팔목시계를 긴장히 내려다보는 사람들, (중략) 그들 모두가 지금껏 기다려 온 정각 여덟 시를 1~2분 앞두고 초침들은 다급히 채칵거리고 있었다. <조인영: 청춘은 가지 않았다>(북. 2000)
*오늘은 또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하고 긴장히들 앉아서 사념에 잠겨 있었다. <리홍규: 폭발>(연변. 1988)
----- [의미] 초조하게(조마조마하게) 또는 불안하게.
② [용례] *“조용하시오.” 나의 엄숙한 소리에 놀란 학생들은 긴장히 나의 눈치를 살피였다(살피었다). <전상훈: 개구리>(연변. 1992)
*그들은 술을 마시는 체하면서 긴장히 이야기를 벌려나갔다. 심부름꾼(심부름꾼)은 방문 앞에서 서성거리며 망을 보았다. <리근전: 고난의 년대>(연변. 1984)
----- [의미] (매우) 조심스럽게.
③ [용례] *성안에선 싸움 준비로 긴장히 돌아쳤다. <남주길: 홀한성 옛터에 날이 저물어>(연변. 1989)
*거기서는 서국장을 비롯한 지휘부 성원들이 아직도 눈을 붙이지 못한 채 긴장히 서둘고 있었다. <류충일: 기요실에 어린 적외선 흔적> (연변. 2003)
----- [의미] 긴박하게 또는 바쁘게.
④ [용례] *오전엔 수업을 하고 오후엔 사열 대오 행진 훈련과 집단무용 련습(연습)을 긴장히 하였다. <김영금: 그날을 위하여>(연변. 1988)
*이리하여 교섭은 이 중심문제를 싸고 한참 긴장히 전개되였다(전개되었다). <한설야: 철도 교차점>(북. 1936/2003)
----- [의미] 열심히 또는 진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