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김완서 / 겨레말큰사전 책임연구원
남쪽에서는 자주 이런 의미로 ‘강타’를 쓴다. 그래서 당연히 남쪽 사전에는 세 번째 뜻갈래로 실려있다. 남쪽에서 많이 쓰니 당연히 북쪽도 그런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당연하다. 그런데 <조선말대사전>을 찾아보면 그런 의미가 없다. 용례를 찾아봐도 태풍이나 폭풍우와 함께 쓰인 ‘강타’가 없다.
<조선말대사전>에서는 오히려 남쪽 사전에서 싣지 않은 뜻갈래를 보이고 있다.
<조선말대사전>의 ②번 풀이는 남측 용례 “몸져누운 지 나흘째 되는 날, 친정으로부터 날아온 편지는, 이젠 일어나야 한다고 기를 쓰고 있는 경숙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또다른 {강타가} 되어 그녀의 쇠약한 몸을 쓰러뜨렸다. <최미나: 세번째 만남>”의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정확히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이는 ‘추궁’과 ‘면박’과는 관계없는 ‘세게 치다’의 비유적인 표현일 뿐이고, 그런 이유로 남과 북의 사전은 풀이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남과 북이 같은말을 서로 다른 것을 빗대어 이르는 말로 사용하는 것은 재미있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 이런 현상이 빚어진 데에는 분단이 원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