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겨레말
“제주말이 얼마나 풍부한지 한 번 보라고!”(제주말을 잘 모르는 나를 배려해 소장은 특별히 서울말을 간간이 곁들였다.)
“거 혼저 걸으라. 아, 거 보질보질 걷지 말고 오쌍오쌍 걸으라. 아이고, 저 배작배작 걷는 것 좀 보소.”
오 소장은 말하면서 의태어에 따라 걷는 동작을 달리했다. 빨리 걷다가, 더 빨리 걷기도 하고, 학처럼 느릿느릿 걷는가 하면 다시 속도를 냈다. 어안이 벙벙했다. 설명이 이어졌다.
“혼저는 ‘재게재게’ 즉 ‘빨리’를 뜻해. 보질보질은 ‘혼저’보다 조금 더 빨리 걷는 거야. 오쌍오쌍은 할머니들이 왜 마실 나갈때 걷는 걸음걸이야. 학이 걷는 거 봤어? 마치 학이 걷는 것처럼 고개를 두리번두리번하면서 말이지. 배작배작은 빨리 걷느라 앞만 보고 걷는 걸 배작배작 걷는다고 하는 거야.”
오영순 소장이 설명한 ‘보질보질’, ‘오쌍오쌍’, ‘배작배작’ 등의 단어는 현재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는 말이다. ‘빠르다’와 ‘느리다’에 적절한 부사어를 붙여 걸음걸이의 속도에 대해 묘사하는게 고작인 어휘생활을 반추해보면, 저 단어들은 주옥같다.
어디 제주도뿐일까. 전라도 출신 시인 조희범씨는 그의 홈페이지에 전라도 지역말을 모아두고 있었다.
“보세기에 옷을 가지런히 영거놓고 가마때기 위로 땡긴다.(작은 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