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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겨레말

는 언어로서의 역할을 잃는다.”고 말했다. 각 지역에서 올라온 서울로 올라온 개인들이 서울에서 사투리를 버리고 표준어로 바꾸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표준어정책이 공식어라는 규정력이 있는 언어를 하나로 정하고 있는 한 힘없는 개인들은 그 규정력에 따라서 갈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자신의 삶을 영위했고 정체성을 형성했던 지역말은 지워지거나 가슴 속에 묻힐 뿐이다.

문학작품에서도 지역어가 없다면 어떨까? 김영랑의 <오매, 단풍들것네>에서 남도 고유의 감탄사 ‘오매’를 빼버리면, 짠함과 서운함, 슬픔과 아쉬움, 고통 등 여러 가지 감정의 기복을 고루 담고 있는 시의 정서까지 함께 지워져 버린다. 최명희, 현기영, 박목월 등 많은 작가들이 자기 고향말을 버리지 않고 작품에 담아온 것은 지역말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정서를 가장 섬세하고 적확하게 표현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점점 지역말로 이뤄진 문학 활동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문학의 풍부함을 담보하던 하나의 요소였던 지역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겨레말큰사전>이 지역말을 담아내는 작업을 하는 것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지역의 입말들을 ‘겨레말’로 인정하고 그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기록되지 않으면 언젠가는 잊혀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

제주 지역 할망들이 입으로 흥얼대는 민요 가락인 ‘흥생이 소리’는 입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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