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겨레말
위에 옷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가마니 위로 던진다.)", “농약 쳤슨게 지까심도 칼칼히 씻어야 묵제.(농약을 뿌렸으니 김치거리도 깨끗이 씻어야 먹는다.)” 지역말을 쓴 예문들을 써두고 그 옆에 해석을 달았다. '보세기', '지까심', '칼칼히' 등 전라도 고유의 말들을 잊지 않기 위해 개인적으로 사전을 만든 셈이다. 이것을 출판사 소금나무 박원석 대표는 조씨의 홈페이지에서 잊었던 고향 말을 떠올리며 그리움이 밀려왔다고 한다. 잊었던 고향에 대한 애틋함과 함께 우리 말이 이렇게 풍부하고 맛깔스럽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전국은 남한과 북한을 포함해 모두 9개의 도로 이루어져 있다. 산맥과 골짜기와 강으로 나누어진 전국은 ‘한글’이라는 말을 토대로 각각의 지역적 특징, 문화적 특징을 반영해 특유의 억양과 특유의 어휘로 발전해왔다. 문제는 지금의 국어 정책, 즉 표준어 정책이 이런 각 지역의 풍성한 어휘들을 때로는 쓰레기통으로, 때로는 박물관으로 보내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지역말에 대해서는 ‘~~~의 방언’정도로만 설명하고 있는 것이 다다. ‘교양있는 사람들이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는 표준어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 단어들은 자연히 변방어가 될 뿐이다.
김진해 경희대 교수(국문학)는 “지금 어느 문학작품에서도 지역말은 대화체로 인용될 뿐, 지문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는다.”며 “국어 정책이 표준어를 정하고 중심과 변방을 구분하는 순간, 입말로만 존재하는 지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