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작품읽기

자질을 구비해야 하는가를 잘 말해준다. 학생에게 교사는 부모의 마음으로 행해지는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해묵은 진실을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강조하는 셈이다.

흑백으로 분명하게 드러난 학습지도의 결과를 놓고 벌이는 처녀 교원의 자기 성찰은 오늘의 북한사회에서 교육의 이상을 성취 하는 참된 교육과 참된 교육자상에 대한 높은 요구를 담고 있다. 경미는 ‘옥희’라는 거울을 통해서 “시험지가 아닌 아이들의 일상생활과 부모들의 말 한마디에서도 숨은 재능을 찾아내기 위해 애쓰던 그 사려 깊은 마음”과 “사고방식의 특성과 그에 맞는 교수법을 찾아내기 위해 탁아소와 유치원까지 찾아다니고 무더위 속에 수십 리를 뛰어다니던 그 모습”을 통해서 교육자의 이상을 발견한다.

옥희야말로 “자식을 위해 어머니만이 바칠 수 있는 그런 사랑이고 헌신”(65쪽)으로 영성이의 재능을 이끌어낸 진정한 교사상이기 때문이다. 한 편의 소설을 통해서 사회와 사회 성원들의 삶을 살필 수 있다면, 「답」은 오늘의 북한사회에서 교육 현장에 만연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루며 ‘참된 교육의 이상’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읽을 만하다. 성적 제일의 계량주의적인 교육 실태와 학부모의 치맛바람, 학생의 재능보다는 성적 우수자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 사랑과 열정이 결여된 교사들의 지도방식 따위의 현실이 이야기를 낳은 원천이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흐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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