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작품읽기

담임인 경미 자신에게 믿음과 신뢰를 보내주었던 영성이 어머니의 마음은 왜 바뀌었을까? 이 물음은 학생의 재능과 관련된 교사의 지도방식과 맞물리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된다. 영성이의 학급이동 문제를 두고 경미는 수치와 모욕에 가까운 교사 불신임으로 여긴다. 하지만, 영성이의 학급이동은 학부모의 요청과 동료 교사 원옥희의 동의에 따른 것이었다.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던 것일까.

경미는 지난 1년간 참으로 열성을 다해 학생들을 지도했다고 자평한다. “타고난 총명한 두뇌에 향학열까지 결합되어 무엇이든 한번 배워주기 무섭게 받아들이고 부단히 앞서나가고 싶어 하는 그 기특한 아이들”을 위해서 그녀는 우수한 인재들에게 마음을 다해 교육사업을 벌여왔다고 자부하는 인물이다. 게다가, 그녀는 “학급의 전반적인 실력, 평균 성적만을 중시하고 적당한 수준으로 두루뭉술하게 교육”하는 것을 지양하고, “나라의 과학기술에 이바지할 뛰어난 인내 후비”를 키워내는 것이 “정보산업의 시대” “지식 전, 두뇌 전의 시대”에 걸맞은 교육자의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진력해온 터이다. 경미는 학급 아이들에게 교수와 과외지도를 하는 한편, 이해력이 뛰어난 몇몇 아이들을 개별 지도해 왔다. 그러던 차에 영성이 어머니는 경미를 초대하여 생일상을 푸짐하게 차려주며 아들 영성이를 4학년에 있을 소학 부문 최우등학생과 경연을 준비하는 과정에 참여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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